
요즘 편의점에 가면 없는 게 없지만, 이상하게도 그때 그 시절 국민학교 앞에서 사 먹던 불량식품만큼은 그 맛을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아폴로, 쫀득이, 밀크캐러멜, 이름만 들어도 학교 앞 매점과 분식집, 문방구 앞이 떠오르지 않나요?
이 글에서는 50대라면 한 번쯤은 꼭 먹어봤을, 하지만 이제는 점점 사라져 가는 추억의 불량식품 이야기를 제 기억과 함께 천천히 꺼내보려고 합니다. “아, 나도 저거 먹었었지” 하며 잠깐 미소 지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아폴로, 빨대로 쭉 빨아먹던 알싸한 단맛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역시 아폴로입니다. 얇은 비닐 빨대 안에 형형색색의 끈적한 액체가 들어 있었고, 끝을 이로 살짝 물어뜯은 뒤, 톡 쏘는 달콤함을 한 번에 쭉- 빨아먹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게 도대체 뭐로 만든 거지?” 싶지만, 그때는 성분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친구랑 한 개씩 나눠 들고, 누가 더 빨리 먹나 시합도 하고, 입 주위에 묻은 색깔을 서로 보면서 깔깔 웃던 그 순간이 더 소중했죠.
점심을 대충 먹고도 아폴로만 있으면 배가 부른 것 같았고, 가끔 용돈이 더 생기면 한 번에 여러 개를 사서 필통에 숨겨두고 쉬는 시간마다 하나씩 꺼내 먹기도 했습니다. 선생님 눈치 보며 몰래 책상 서랍에서 꺼내 먹던 짜릿함까지, 아폴로에는 단맛 이상의 추억이 담겨 있습니다.
쫀득이, 불에 구워 먹어야 진짜 맛을 아는 간식
다음은 쫀득이입니다. 비닐 안에 들어 있던 얇고 긴 쫀득이를 그냥 먹어도 달콤하고 맛있었지만, 진짜는 불에 구워 먹는 쫀득이였죠.
문방구나 학교 앞 포장마차에 가면, 주인아저씨가 집게로 쫀득이를 집어 연탄불이나 작은 화로 위에 올려두었습니다. 천천히 구워지면서 쫀득쫀득 말려 올라가고, 군데군데 살짝 탄 갈색 줄이 생기면 그 냄새만으로도 침이 고였던 기억이 납니다.
“아저씨, 조금만 더 구워주세요!” “이 정도면 딱이야, 타면 못 먹어~” 이런 대화도 쫀득이의 한 부분이었죠.
요즘 간식처럼 포장도 예쁘지 않고, 영양성분표도 없었지만, 학교가 끝난 뒤 친구와 100원, 200원씩 모아 사 먹던 쫀득이 한 장은 어떤 디저트보다 더 값지고 특별한 간식이었습니다.
밀크캐러멜, 호주머니 속 작은 보물
지금은 마트에 각종 고급 캔디와 초콜릿이 넘쳐나지만, 그 시절 우리에게는 밀크캐러멜이 작은 사치이자 선물이었습니다.
작고 노란 상자, 하나씩 포장된 네모난 캐러멜을 꺼내 입에 넣으면 조금 단단하다가도 천천히 씹을수록 고소한 우유 맛이 퍼졌습니다. 씹다가 이를 붙잡는 바람에 살짝 곤란해진 적도 있었지만, 그조차 잊지 못할 추억입니다.
운이 좋은 날에는 엄마가 시장 다녀오면서 밀크캐러멜 한 상자를 사다 주시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저는 아끼고 아껴서 하루에 몇 개만 먹으며, 소중한 물건처럼 책상 서랍에 넣어두곤 했습니다.
학교에서 좋아하는 친구에게 “하나 줄까?” 하며 밀크캐러멜을 건네던 순간도 떠오릅니다. 지금 보면 작은 캔디 하나에 불과하지만, 그때는 마음을 전하는 작은 용기이자, 어색한 사이를 부드럽게 만들어 주던 달콤한 매개체였습니다.
불량식품이었지만, 우리에겐 소중한 ‘일상의 행복’
당시 어른들은 이런 간식을 두고 “몸에 안 좋은 불량식품”이라며 잔소리를 하셨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힘든 숙제와 시험 사이에서 잠깐 숨 돌릴 수 있게 해 주던 작은 행복이자 위로였습니다.
지금 50대가 된 우리는 건강을 생각해 성분표를 꼼꼼히 보고, 당류와 칼로리를 계산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그 시절 불량식품이 떠오르곤 합니다. 아폴로 하나, 쫀득이 한 장, 밀크캐러멜 한 알이면 충분히 행복했던 그때의 마음이 그리워서일지도 모릅니다. 혹시 요즘 시장이나 오래된 문방구에서 이런 간식을 우연히 발견한 적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한 번쯤, 그 시절의 나를 떠올리며 천천히 맛을 되새겨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간식의 맛보다 더 진하게 느껴지는 건, 아마도 그때 함께 웃던 친구들에 대한 기억일 테니까요.
당신의 추억 속 불량식품은 무엇이었나요?
제가 기억하는 국민학교 앞 불량식품은 아폴로, 쫀득이, 밀크캐러멜이지만, 아마 여러분의 추억 속에는 또 다른 간식들이 자리 잡고 있을 것입니다. 색깔만 진했던 쫄쫄이 젤리, 코 묻은 돈으로 사 먹던 색소 가득 아이스크림, 친구와 나눠 먹다 싸우기도 했던 이름 모를 과자들까지.
이제는 ‘건강한 간식’이 대세인 시대이지만, 가끔은 이런 추억의 먹거리를 떠올리며 “그래, 나도 이런 시절이 있었지” 하고 자신을 다독여 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 당신의 머릿속에 떠오른 추억의 불량식품 하나, 그 안에는 분명 지금의 나를 만든 소중한 시간이 함께 들어 있을 것입니다.